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자산축소(통화긴축) 시점은 ‘비교적 가까운 시일(relatively soon)’이라고 밝혔다. ‘연내 시작한다’고 표현한 지난달과 비교하면 시점을 조금 더 앞당긴 것이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투자심리가 안정되면서 우리 증시는 사흘 만에 상승세를 탔다.
코스피지수는 27일 8.73포인트 오른 2443.24에 장을 마감했다.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을 받았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1.25%로 묶고 긴축정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미국 증시는 오름세를 탔다.
‘외풍’을 타고 코스피지수도 반등했지만 크게 오르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하락세와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상승 폭을 억제했다. 기관이 358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1363억원, 외국인은 2107억원을 팔았다. 특히 IT·금융·자동차 등 수출 관련 종목에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가 나타났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원·달러 환율이 1112.8원까지 하락하면서 3거래일 만에 원화가치가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0.08% 떨어진 24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수출주가 부담스러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한풀 꺾였다. 기업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외국인 사이에서 차익실현 심리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중장기적으로 금리변동 불안정성을 해소시켜 우리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자산축소 시점을 9월로 관측한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남은 세 번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시기(9월, 10월, 12월)를 고려하면 9월 회의에서 시행 발표를 하고, 4분기 중 시행이 가장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美 연준 “가까운 시일내 자산 축소” ‘연내’ 표현 빠져… 시점 앞당길 듯
입력 2017-07-27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