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0.6%로 주춤… 민간소비 나아졌지만 中사드보복 타격 커

입력 2017-07-27 18:44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0.5%에서 1분기에 1.1%로 치솟았다가 다시 0%대로 떨어졌다. 민간소비가 나아졌지만 중국 내 자동차 판매 부진과 중국인 여행객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0.6%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민간소비는 삼성전자 갤럭시8 출시, 여름철 앞둔 가전제품 수요 등으로 0.9% 뛰었다. 1분기 0.4% 증가와 비교하면 배 이상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2% 증가했다. 소비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민간소비가 2분기 성장을 뒷받침한 반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3.0%, -1.0%로 뒷걸음질쳤다. 1분기 수출이 큰 폭(2.1%)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중국 내수시장에서 자동차 등이 부진했던 결과다. 중국인 관광객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여행수지는 대폭 악화됐다.

한은은 소비 반등세 지속을 기대하고 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다음 달 말 삼성과 LG의 주력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하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며, 가전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남은 3, 4분기에 평균 0.52% 성장하면 한은이 예측한 올해 2.8% 성장이 가능하며 0.78% 성장할 경우 3.0% 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2009년 이후 분기별로 0.5% 이하 성장률을 기록한 사례는 다섯 번에 불과하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하반기에 정부 지출이 늘면 0.1∼0.2% 포인트의 성장률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 3% 성장률 달성이 꼭 어렵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일시적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경계론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규모 추경이 편성됐고 소비가 추가 하락하지 않으면 2.9∼3% 달성이 가능하겠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반도체 업종의 수요 지속 가능성이 불명확하고, 현대·기아차의 중국발(發)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