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두 달 만에 예금과 대출 연간 목표를 달성했다. 가입자는 40만명을 넘었다. 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가입자를 잠재 고객으로 가진 카카오뱅크의 폭발력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영업 첫날 6시간 만에 6만5000계좌가 개설되는 등 시간당 1만 계좌씩 개설됐다고 하니 놀랍다.
인터넷은행의 장점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24시간 365일 어디서든 모바일로 간편하게 계좌 개설과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지점을 없애고 인건비를 아껴 예·적금 금리는 기존 은행보다 높고, 대출금리는 낮게 책정한 점도 매력적이다. 카카오뱅크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없애고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 창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금융권에는 이미 빅뱅이 시작됐다. 케이뱅크 출현 이후 은행들이 우대금리 상품을 내놓거나 수수료를 내리는 등 ‘메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점 폐쇄도 시작됐다. 씨티은행은 지난 7일 서울 올림픽훼미리지점 등 5개 점포 폐쇄를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90개 점포를 닫기로 했다. 지점 거래 비중이 5%까지 떨어지면서 비싼 건물 임차료와 인건비를 들여가며 지점을 운영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보기술 발달로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데 과거 규제가 새로운 상품 출현이나 서비스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은산(銀産)분리’ 규정이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이 중 4% 이내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KT가 최대주주인 케이뱅크는 자본을 늘릴 수 없어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지난 정부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했지만 지금의 여당 반대로 국회에 묶여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낡은 틀부터 걷어내야 한다.
[사설] 카카오뱅크 출범… 인터넷은행 규제 풀어야
입력 2017-07-27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