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27∼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에 참석한다. 참석 기업들은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가 다가오자 앞다퉈 상생 및 일자리 대책이 담긴 ‘선물 보따리’를 풀며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개 기업 참석자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발표한 최종 명단에는 정 부회장과 신 회장이 포함됐다. 참석자를 일찍 확정한 다른 기업과 달리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중 누가 참석할지를 놓고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 간 첫 공식 만남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정 회장이 참석한다고 통보했으나 추후 정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대한상의가 발표한 최종 명단에도 정 회장이 올랐다가 수정됐다. 간담회가 스탠딩 호프미팅 등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고려할 때 1938년생으로 고령인 정 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선 재판으로 참석이 불투명했던 신 회장이 참석하겠다고 통보했다. 간담회가 예정된 28일 재판이 있지만 법원의 양해를 얻어 참석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로써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는 15개 기업 중 총수나 총수 일가가 아닌 사람이 참석하는 회사는 오너가 없는 KT와 포스코를 비롯해 삼성, 한화, 현대중공업 5개사다.
27∼28일 진행되는 간담회는 사전 시나리오 없이 이뤄진다. 본격 회동에 앞서 상견례를 겸한 야외 스탠딩 호프미팅도 준비돼 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과거의 형식적인 회의에서 완전히 탈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발표 순서 및 시간 제한도 사실상 없는, 격식을 파괴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틀 모두 저녁 6시부터 75분간 진행되며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간담회 참석 그룹 및 계열사들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협력사 등과의 동반성장 약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J그룹은 이날 방송제작 및 조리원 직군 3008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고 무기계약직을 서비스 전문직으로 변경하는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급식 여사님’으로 불리는 조리원은 절반 이상이 55세 이상 고령의 취업 취약층인데 직접고용 전환 시 장기근속이 가능해진다. 서비스 전문직에는 정규직에만 제공해온 의료비 지원 혜택이 추가된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모두 2000억원 규모의 ‘물대(물품대금) 지원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물품대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에 금융기관 대출을 지원하고 그 이자는 펀드에서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GS리테일도 이날 편의점 GS25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5년간 9000억원 이상의 상생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매년 최저수입 보장금 및 전기료 지원금 등 750억원의 직접지원 방안을 포함해 점주 수익 극대화를 위한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김현길 문동성 김유나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靑 기업인 대화’ 고령 정몽구 대신 정의선, ‘재판’ 신동빈 참석
입력 2017-07-2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