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특검 못 믿겠다, 증언 거부” 재판장 “그러면 왜 나왔느냐”

입력 2017-07-26 18:16
사진=뉴시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증언을 전면 거부했다. 최씨는 “특별검사팀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최씨와 이 부회장의 첫 법정 대면은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6일 열린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에서 최씨는 “특검이 제 딸(정유라)을 데리고 가서 신문을 강행해 저를 압박한 것은 제2의 장시호 만들기나 다름없다”며 “비정상적인 강압과 회유로 일관하는 특검을 신뢰할 수 없다”고 증언거부 입장을 밝혔다. 장씨는 최씨의 조카로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재판장이 “그러면 왜 나왔느냐”고 묻자 최씨는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고 답했다. 최씨는 재판부를 향해 “자진출석하려 했는데 특검이 구인장을 발부해 당황했다. 자진출석한 걸로 알아 달라”고 말하며 자의에 의한 출석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씨는 딸 정씨의 재판 출석도 강하게 비판했다. 최씨는 “특검이 12일 새벽 2시부터 아침 9시까지 걔(정유라)를 어디에 유치했는지 해명하지 않고 있다”며 “설령 본인이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라 해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엄마가 삼성 말을 네 것처럼 타라고 했다”고 진술하는 등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은 바 있다. 최씨가 증언을 거부해 지난 12일 정씨의 법정 증언을 반박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정씨 증언의 증거능력을 문제 삼는 전략이다.

특검 측 증인신문은 50여분 만에 종료됐다. 최씨는 특검의 질문에 6∼7차례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하다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후 재판이 열렸지만 이 부회장 측도 최씨에 반대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4분 만에 마무리됐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