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강해설교학의 대가 해돈 로빈슨 교수 별세

입력 2017-07-27 00:01

현대 강해설교학의 대가인 해돈 로빈슨(사진)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로빈슨 교수는 고든콘웰신학교 석좌교수와 임시 총장, 댈러스신학교와 덴버침례신학교의 총장 등을 지냈다.

그는 설교자를 ‘헤럴드(전령)’로 지칭했다. 황제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해야 했던 전령처럼 설교자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를 그대로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작 ‘강해설교(Biblical Preaching)’는 전 세계 150여 신학교와 성경대학에서 오랫동안 교과서로 사용될 정도로 설교학의 규범과 체계를 확립한 명작이다.

로빈슨 교수는 성경에서 이른바 ‘빅 아이디어(A Big Idea·중심사상)’를 도출해냈는데 이 점이 다른 강해설교 이론가들과 구분되는 점이다. 성경 저자의 의도는 하나이며, 설교자의 목적은 저자가 말하려는 하나의 의도를 바르게 찾는 것이라는 게 빅 아이디어의 취지다. 그는 “설교자는 성경 본문이 직접 말하도록 해야 하며 설교자 자신은 작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1월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일주일에 10회 이상 설교를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설교의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본문이 주는 메시지를 찾는 시간이 필요한데, 충분한 준비 시간이 없는 잦은 설교는 그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교회 강단을 위협하는 요소로 심리학의 침투를 꼽았다. 생전에 그는 “성경이 아닌 심리학을 설교 메시지에 끌고 들어오는 것은 위험한 현상”이라며 “(말씀 선포가) 신학에 의하지 않고 사회과학에 의해 주도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 출생인 그는 모친이 영국의 명 설교자인 ‘찰스 해돈 스펄전’에서 이름을 따서 ‘해돈’이란 이름을 붙였다. 브로드웨이장로교회 신자였던 그는 청소년 시절 교도소 봉사를 갔다가 처음으로 설교했다. 댈러스신학교(ThM) 남감리교대(MA) 일리노이대(PhD)에서 공부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