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3차 협력업체와 상생”… 1600억 펀드 조성

입력 2017-07-26 05:00

SK그룹이 2·3차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내용의 동반성장 방안을 25일 발표했다. 기존 4800억원 규모로 운영되던 동반성장 펀드도 6200억원으로 확대한다.

동반성장 방안의 핵심은 1차 협력사 중심의 지원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것이다. 계열사별로는 SK건설이 1차 협력사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직접대여금 규모를 기존 250억원에서 2020년까지 400억원으로 늘린다. SK하이닉스와 SK C&C는 하도급 업체뿐 아니라 거래를 하고 있는 모든 중소 협력업체에 현금 지급 비중을 100%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중소 1차 협력사에 2조1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지급하게 된다.

협력사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복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SK그룹은 동반성장 아카데미 참여 대상을 2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기존 1차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하던 동반성장 MBA와 동반성장 e러닝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동반성장 CEO 세미나를 신설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사옥 인근에 동반성장센터(가칭)를 설립, 내년부터 협력사들이 교육이나 세미나, 기술 전시, 사무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SK그룹 주력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6조6923억원, 영업이익 3조5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69.8%, 영업이익은 573.7% 늘었다.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기준 3조원을 초과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D램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분기에 비해 11%, 낸드플래시는 8%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바라보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올해 안에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충북 청주에 짓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신규 공장의 완공 시기를 당초 2019년 상반기에서 내년 4분기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석희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3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은 각각 10% 초반과 20% 중반 정도 늘리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D램과 낸드의 연간 성장률은 20% 초반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이날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 ESR에 3720억원을 투자키로 결의했다. ESR 지분 11.77%를 신주인수하는 것으로,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감안했다. 2011년 설립된 ESR은 한국에 짓는 물류센터를 포함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112개의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