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또 내리는 삼성화재… 인하 경쟁 2R 불붙나

입력 2017-07-26 05:00

삼성화재가 다음 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차보험료 인하 경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개선되면서 인하 여력이 생긴 데다 여론도 높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다음 달 21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1.6% 내린다고 25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약 8개월 만의 추가 인하다. 당시에도 삼성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7% 내리고 업무용과 영업용도 각각 1.6%, 0.4% 내린 바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이후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7% 내렸다. 이어 롯데손보와 한화손보,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국내 ‘빅5’ 안에 꼽히는 손보사가 줄줄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따라서 이번 삼성화재의 보험료 추가 인하에도 경쟁사들이 손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손보사들이 가격경쟁을 벌일 수 있는 일차적인 이유는 보험상품에 중요한 수익지표인 손해율이 개선돼서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주요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적정 손해율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예정손해율’(보험연구원 추정 약 78%)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를 기록했다(그래픽 참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화재를 제외한 모든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은 것에 비해 확연한 감소세다. 자동차보험 상품에서 손보사가 손해를 보는 비율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박스 설치 증가 등 영향으로 사고율도 매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해율 개선 효과로 1분기 국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90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보험료 인하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점도 신경 써야 한다. 새 정부가 실손보험료 관리 계획을 내세우는 등 보험업계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자동차보험은 가입이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애초에 사회보험적인 성격이 있다”면서 “업계가 사회 분위기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인하 경쟁이 곧바로 재점화될지는 미지수다. 회사별로 손해율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경우 이전부터 타사보다 손해율을 낮게 잘 관리해 왔기 때문에 이번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도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경쟁사들도 하반기에 여력이 있다면 삼성화재를 따라 인하하겠지만 아직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