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밑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던 현직 검사가 법정에 나와 “우 전 수석이 삼성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최종 승인했다”고 증언했다. 청와대 캐비닛에서 최근 발견된 삼성 보고서 생산 과정에 우 전 수석이 처음부터 관여했다는 뜻이다. 해당 문건을 알지 못한다는 우 전 수석의 말과 배치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5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에 행정관을 지낸 이영상(44)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부장검사)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문건 작성자인 이 검사는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삼성에 대해 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받고 지난 2014년 7월부터 9월 사이에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장기화되면서 언론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문제 중심으로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당면과제는 이재용 체제의 안착’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가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삼성의 구체적인 요망사항 파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부회장 측은 “수기메모의 내용은 특검이 주장하고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 의혹과 무관하다”며 “(보고서는) 합법적인 틀 안에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삼성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의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과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정보를 주고받았고,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삼성 합병에 부정적인 당시 야당 의원을 관리한 정황도 있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우병우 휘하였던 현직 검사 “우병우가 ‘삼성 보고서’ 지시·승인”
입력 2017-07-25 18:01 수정 2017-07-25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