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가출 소녀의 성매매에 대한 보호와 관심을”

입력 2017-07-25 21:12
숭덕여자고등학교와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학생들이 가출 소녀들의 성매매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플래시몹을 펼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오랜만에 햇볕이 가득 내린 2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 하얀 셔츠에 짙은 파란색 치마의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모였다. 손팻말과 우쿨렐레를 든 소녀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수 제이레빗의 ‘요즘 너 말야’라는 노래였다.

“요즘 너 말야 참 고민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나봐. … 누가 걱정하기 전에 툭툭 털고 일어나 해 맑은 미소로 날 반겨줄 거잖아. 쉬운 일은 아닐 거야 어른이 된다는 것 말야….”

이들은 숭덕여자고등학교와 채드윅송도국제학교 학생들이다. 같은 또래의 가출 소녀들에게 전하는 노랫말이었다. 지나가던 행인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소녀들이 흔드는 손팻말을 살펴봤다. 손팻말에는 ‘청소년 대상 성매수 행위는 강력 범죄’ ‘청소년 대상 성범죄’ ‘청소년 출입허용 성매매 앱 사업자 처벌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출소녀들이 성매매에 내몰리는 현실을 바꾸자는 메시지였다.

이들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인 국제존타클럽의 Z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채드윅고 권순우(18)양은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며 “가출 소녀들의 현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수인양도 “어른들이 나서서 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뙤약볕에 땀을 흘리면서도 개사한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숭덕여고 김정화(45) 교사는 “집을 나와 도움이 필요한 가출 소녀가 37만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같은 나이대다 보니 개사도 직접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