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성화(聖畵), 그에 대한 묵상글을 읽으면서 십자가의 은혜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태평양교회를 담임하는 박영직 목사가 글을 썼고, 이 교회 미술선교사인 전태영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2006년 교회 개척때부터 예배당에서 성화를 전시하고 있는 저자는 “영감 어린 성화 한 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교회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준다”고 말했다.
책에는 제10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대상작인 ‘새 사람을 입었으니’ 외에 10여점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성화가 대부분이지만 시냇가에 퍼져있는 크고 작은 돌들을 그린 풍경화도 감상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풍경화에서조차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한다. “그림에 있는 크고 작은 수많은 돌들은 바로 ‘나’와 ‘너’의 모습이다. 아무 데나 버려진 딱딱한 돌과 같은 존재! 함께 있으나, 서로 소통할 수 없는 굳은 관계! ‘하나님의 진노’(롬 1:18) 아래서 허망하고 미련한 삶!”(59쪽)
하지만 저자는 이런 믿음 없고 소망 없는, 딱딱한 돌들과 같은 우리를 하나님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으신다고 분명히 전한다. “물이 돌을 덮었다. 그 물을 자세히 보니, 그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다. 돌들에게 임한 것은 정죄가 아니라 은혜였다.”(64쪽) “물은 하늘을 비추며, 하늘을 소망하게 하지만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른다. 이것은 세상을 덮는 예수님의 사랑이다.”(72쪽)
작가의 그림에서 십자가 보물을 캐내며 날마다 행복일기를 쓰고 있다는 저자가 이해 됐다. 십자가의 은혜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범사에 감사하고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얻을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영감 어린 성화와 은혜 가득한 묵상글 만나다
입력 2017-07-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