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충북 지역 일대에 교계의 구호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성금과 물품 전달 등 간접 지원은 물론이고 중장비를 동원한 복구 등 현장지원도 활발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전명구 감독회장) 산하 전국 9개 연회에선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3일까지 일주일동안 수해 복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경기연회는 굴삭기 등 중장비까지 동원해 물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정리했다. 각 연회에서는 매일 ‘사랑의 밥차’를 운영해 자원봉사자와 이재민들에게 식사도 제공했다.
기감은 지난 18일 충북연회(이병우 감독)를 중심으로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소집해 19일부터 1주일간을 재난구호 총력주간으로 선포했다. 충북연회 희망봉사단은 이날부터 매일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수해지역에 파견하고 있다. 긴급구호자금 3000만원도 즉각 지원했다. 희망봉사단장 이병우 감독은 “충북연회의 긴급 요청으로 전국 감리교회가 현재까지 1600만원의 성금을 보내왔다”며 “연회 산하 421개 교회들도 수재민을 위한 구호성금을 마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 자원봉사자들은 충북연회 희망봉사단과 함께 정전과 침수 피해가 심한 청주 흥덕구 지역을 찾았다. 무너진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을 돕는가 하면 정전으로 엘리베이터 운행이 멈춘 아파트의 고령 거주자들에게 일일이 식수를 전달했다. 농작물 침수피해가 컸던 괴산 지역에선 인삼 세척과 옥수수 냉동저장 작업 등을 도왔다.
지난 20일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조인현(기감 중부연회 총무) 목사는 “손에 물집이 잡히고 무더위 때문에 복구 작업에 어려움도 있지만 수해로 한 해 농사를 망쳐 망연자실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얼굴을 보면 힘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우리들의 활동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구세군(김필수 사령관)은 청주 지역에 이동세탁 차량과 함께 긴급구호팀을 파견했다. 구호팀은 침수 피해를 입은 흥덕구 복대동 주민들의 빨랫감 세탁을 돕고 이재민들에게 컵라면과 생수 등 생필품을 전달했다. 수해복구 작업을 돕는 군 장병들에게도 빵과 우유 등 간식을 지원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지난 18일 청주 상당구에 긴급구호팀(팀장 이경민 목사)을 급파했다. 청주 운암교회(안일호 목사)와 협력해 수해를 입은 60가정에 식료품, 모기향, 매트 등이 포함된 생필품 키트를 전달했다.
청주 월오교회(최은수 목사)는 수해를 입었는데도 도움을 받기보다 봉사자와 주민들을 위한 섬김에 나섰다. 최은수 목사는 “복구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자들과 장병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대접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교회가 사랑을 전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목사)는 30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25일 현장을 찾는다. 월오교회와 생명자연교회(노주열 목사) 행암교회(강신미 목사) 등을 방문해 각각 1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복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최기영 김동우 구자창 기자 ky710@kmib.co.kr
수해 현장, 한국교회 섬김의 손 빛났다
입력 2017-07-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