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개헌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베네수엘라 정국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격화되는 반정부 시위 속에 자칫 나라가 내전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국영TV에 나와 “제국주의 위협에도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파 진영은 베네수엘라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믿지만, 우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오직 민중에게만 있다. 그들은 나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개헌뿐만 아니라 의회해산과 법률개정 등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 제헌의회를 구성할 계획으로 오는 30일 제헌의회 의원 535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강행의지는 베네수엘라 야권이 정부의 제헌의회 선거 저지를 위해 수도 카라카스에서 48시간 총파업을 촉구하는 등 총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제헌의회 선거를 철회하지 않으면 신속한 경제 제재가 이어질 것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경고 역시 재차 일축한 모양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과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일부 국가도 제헌의회 선거 중단을 촉구해 왔다.
이에 대해 마두로 정권은 남미 최대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이권을 노린 외세가 야권과 결탁해 남미의 대표적 사회주의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구성찬 기자
베네수엘라 내전 치닫나… 마두로 대통령, 제헌의회 구성 강행
입력 2017-07-24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