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대선 적극활동’ 지시 확인

입력 2017-07-24 18:00
원세훈(56) 전 국정원장이 2011년 국정원 간부들에게 “내년 큰 선거를 앞두고 적극 활동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대선 개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 파기환송심 공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정원 전부서장회의 녹취록 복구본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이 제출한 녹취록은 국정원이 최근 원 전 원장 주재로 2009년부터 2012년 5월까지 열린 전부서장회의 내용을 복구한 자료다. 2011년 11월 18일자 녹취록에는 원 전 원장이 “내년에도 큰 선거 두 개(총선·대선)가 있는데 국가정보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10·26 재보선에서 패배했으니 적극적으로 활동해야한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그 외에도 검찰은 “언론에 실리는 칼럼과 사설 등에 대해 국정원이 선제 대응하고, 온오프라인 상에서 전면적인 ‘대국민심리전’을 펼쳐야한다는 등의 내용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복구된 녹취록 상에 나타나는 원 전 원장의 지시를 보면 총선과 대선을 계속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개입하려고 한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거가) 제출된 시기가 늦었지만 기존에 삭제된 부분을 복구한 녹취록이라면 증거 조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