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삼성보고서’ 지시 의혹 우병우 “지난번에 답변”

입력 2017-07-24 19:27
국정농단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관련 문건을 작성한 전직 청와대 행정관 2명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문건 작성 지시자로 지목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여전히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열리는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재판에 이모·최모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 전 행정관은 현직 검사, 최 전 행정관은 보건복지부 공무원이며 박근혜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다가 복귀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을 상대로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나온 문건을 실제 작성했는지, 작성 경위와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1일 재판부에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삼성 관련 문건 16건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특검팀은 2014년 하반기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우 전 수석 지시에 따라 휘하 행정관들이 삼성 경영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초 25일은 이 부회장 재판이 잡혀있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문건 작성자 증언을 듣기 위해 기일을 추가 지정했다. 이미 두 차례 증인출석을 거부한 박 전 대통령도 다음달 2일 다시 부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4일로 예정했던 이 부회장 결심공판도 7일로 연기했다.

우 전 수석은 24일 본인 재판에 출석하면서 ‘삼성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게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난번에 다 말씀드렸다”고만 대답했다. 그는 지난 17일 “언론 보도를 봤지만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저는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