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행위예술가’ 정강자 화백 별세

입력 2017-07-23 21:20 수정 2017-07-23 23:25
사진=뉴시스

국내 최초로 누드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1세대 행위예술가 정강자(사진) 화백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유족 측은 정 화백이 2년여 위암 투병 끝에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대구 출신으로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재학 당시 ‘신전 동인’ 회원으로 활동하며 전위적인 예술 작업에 몰두했다. 졸업 직후인 1968년 5월 서울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정찬승, 강국진 등과 함께 국내 첫 누드 퍼포먼스로 기록된 ‘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를 펼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정 화백은 이들 멤버와 함께 ‘제4집단’ 등에도 참여하며 1960년대 말 아방가르드 운동의 선봉에 섰다.

1968년 기성 미술을 비판하며 한강변 모래사장에서 구덩이를 파고 작가들이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한 ‘한강변의 타살’ 등이 유명하다. 1969년 제작된 최초의 실험영화 ‘24분의 1초의 의미’에는 배우로 출연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서는 회화와 조각 작업으로 돌아섰다. 회화 작업도 변화를 추구하며 2000년대부터는 전통적인 요소를 가미한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선보였다.

2015년 위암 3기 선고를 받고도 내년 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예정했던 회고전을 준비하는 등 마지막까지 작품 활동에 열정을 불살랐다. 유족으로 1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도 파주 용미리 수목장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