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제의에 침묵하던 北 돌연 ‘ICBM 개념’ 소개 “6400㎞ 이상 날아가는 탄도로켓”

입력 2017-07-24 00:02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 및 적십자회담 제안에 침묵한 북한이 23일 관영매체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념을 소개했다. 사거리 등 ICBM의 기준을 제시하며 최근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 12형’과 ‘화성 14형’이 여기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묵살하고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위력한 핵 공격 수단 대륙간탄도로켓’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ICBM은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정해진 비행궤도, 즉 탄도를 따라 비행하는 로켓”이라며 “일반적으로 핵탄두를 장착하고 6400㎞ 이상의 사거리를 탄도를 그리며 비행해 목표물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통상적 기준으로는 사거리 5500㎞ 이상 미사일이 ICBM으로 분류된다. ‘6400㎞ 이상’이란 수치는 미국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화성 12형은 미 태평양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사정권 안에 확고히 몰아넣었다”고 했고, “화성 14형은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주체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온 세상에 힘 있게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은 북한이 군사당국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고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 중에 ICBM급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 UFG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이다. 우리 군은 UFG 훈련의 규모와 강도를 고심 중이다.

한편 북한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이 동해에서 1주일 정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일본 NHK 방송이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통상 로미오급은 바다에서 4일 정도 활동하는데, 1주일 활동은 특이 동향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을 사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에 앞서 수중정보 수집을 위해 로미오급을 내보낸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