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KAI 협력사 차명계좌 다수 발견”

입력 2017-07-23 19:00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AI 협력업체 한 곳의 대표가 차명계좌를 동원해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관리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A사 대표가 친인척 명의로 다수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회삿돈을 관리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문제의 차명계좌에서 뭉칫돈이 비정기적으로 빠져나간 흔적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협력업체가 KAI 측으로 뒷돈을 보내던 창구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사는 지난 18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KAI 협력업체 5곳 중 하나이며, 업체 대표는 하성용(66) 전 KAI 대표의 비리 의혹 규명에 핵심 열쇠로 꼽힌다. 수사 대상에 오른 하청업체들은 하 전 대표 취임 이후 항공기 부품 사업을 시작했거나 하 전 대표 재임 시절 매출액이 급증한 특징이 있다.

검찰은 하 전 대표 등 KAI 경영진이 친분 있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뒷거래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중점 수사하는 중이다. 조만간 A사 대표를 횡령 혐의 피의자로 불러 차명계좌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의 행방을 추궁할 방침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