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양양 고속도로 양양 방향 홍천휴게소. 오전 11시임에도 167면의 주차장에는 빈 곳이 없었다. 주차 안내요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였지만 차량이 워낙 많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휴게소 내 식당 테이블은 가득 찼고, 매점도 10분 이상 줄을 서야 했다. 휴게소 관계자는 “가용한 인력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도권에서 강원도 동해안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지난달 30일 개통된 후 강원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23일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동해안 93개 해수욕장에는 80만4351명의 피서객이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만5900명이 늘었다. 특히 접근성이 개선된 속초와 양양지역은 개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수도권∼동해안 90분 주파는 평일에도 쉽지 않고, 휴게소 등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날은 중부지방에 비 예보가 있어 평소 주말보다 통행량이 적었다.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에 따르면 이날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지난 1일 31만9911대의 절반인 15만6000대였다.
그럼에도 홍천휴게소와 30분 남짓 거리에 있는 내린천휴게소 상황은 더 심각했다. 휴게소 주차장 347면은 피서객의 차량들로 꽉 차 있었다. 버스 주차장은 물론 보행자 통로와 빗금 안전지대까지 승용차가 빽빽이 세워져 있었다. 운전자 오성국(51·경기 남양주)씨는 “홍천휴게소와 내린천휴게소 모두 이용자 수에 비해 주차장과 편의시설, 식당 등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고속도로 개통 후 인제 지역 상권은 붕괴 직전이었다. 같은 날 오후 4시쯤 국도 44호선 도로는 한산했다. 주변 편의점과 지역 특산물 판매점에선 손님을 찾기 힘들었다. 고속도로 개통 전 운전자들은 동홍천IC로 나와 국도 44호선을 타고 인제를 거쳐 동해안으로 이동했지만 지금은 고속도로로 동해안까지 연결된다. 박응삼(52) 인제군번영회장은 “지금이라도 지역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천·인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르포] 휴게소 주차장 등 태부족… 피서길 ‘짜증’
입력 2017-07-2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