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실종자 가족들과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입력 2017-07-24 00:03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지난 19일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수색 재개를 촉구하는 기독인 기자회견에서 허경주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우리 자식 좀 찾아주세요.” 스텔라데이지호(스텔라호) 실종자 가족들이 지난 4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촛불집회에서 전한 말입니다. 광화문 광장은 일순간 침통한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가족들은 가슴을 치며 통곡했고 사회자조차 아무 말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열린 스텔라호 수색 재개를 위한 기독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마지막 촛불집회 이후 82일만이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몹시 지쳐 있었습니다. 실종된 2등 항해사 허재용(33)씨의 어머니 이영문(68)씨는 기자회견 시작 전 고개를 바닥으로 떨군 채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씨는 이날 “자식 잃은 어미의 슬픔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자식이 살아서 돌아올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울먹였습니다.

정부는 지난 11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수색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13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만나 수색재개를 요청했고 강 장관은 실종 해역 인근 섬 수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18일 외교부 브리핑에선 가족들의 요청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스텔라호 주무부처는 외교부가 맞지만 관련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고 가족들은 다시 좌절했습니다.

외교부는 19일과 22일 브라질과 영국 외교부장관에게 각각 스텔라호 사고해역 인근 섬의 추가 수색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선박이 직접 수색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협조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종건(옥바라지선교센터) 전도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기독인들은 스텔라호 실종자를 찾아내 가족 품에 안기는 일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종자가족 허경주 공동대표는 “기독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습니다.

지난 3월 31일 스텔라호가 침몰한 뒤 110여일이 지났습니다. 정부에 실종자 수색을 촉구하는 것 외에 당장 가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울고 아파하며 기도하는 일은 기독인이라면 누구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실종자 가족들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글=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