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타… PGA 메이저대회 라운드 최소타 新

입력 2017-07-23 19:0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로 골퍼 브랜던 그레이스(29)가 마지막 18번홀에서 파 퍼트를 성공시키자 관중은 환호와 함께 큰 박수를 보냈다. 그레이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캐디가 다가와 “축하한다. 당신은 역사에 남게 됐다”고 말했을 때에도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나중에야 자기가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 대회 라운드 최저타수 기록을 새로 세운 사실을 알고 환하게 웃었다.

그레이스는 23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7156야드)에서 끝난 대회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를 쳐 남자 메이저 골프대회 사상 최초로 63타 벽을 깼다.

1860년 시작된 제1회 디 오픈 챔피언십부터 157년 동안 열린 421회의 메이저 대회 라운드에서 29명의 선수들이 31차례 63타를 기록했지만 62타를 친 선수는 없었다.

이날 그레이스는 한 차례의 보기도 없이 전반 5개, 후반 3개의 버디를 몰아쳐 중간합계 4언더파 공동 5위로 뛰어올랐다.

외신들은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작성했다”고 그의 별명 ‘어메이징’을 활용한 재치 있는 제목으로 신기록 소식을 전했다.

그레이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내가 잘했다는 사실만 생각하고 있었다”며 “62타가 라운드 최소타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알고 나니 알기 전보다 훨씬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캐디인) 잭 라세고가 신기록 가능성을 알고도 이야기 해 주지 않은 게 더 대단하다”며 웃었다. 라세고는 그레이스가 긴장하지 않고 플레이하도록 그레이스에게 알리지 않았다.

한편 조던 스피스(미국)는 5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1언더파로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다. 매트 쿠차(미국)는 3타 차 2위로 추격했다.

재미교포 김찬은 중간합계 3언더파 공동 7위에 자리 잡아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