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20조 적자 시대 5년 빨리 온다

입력 2017-07-22 05:00

국민건강보험에서 20조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시점이 당초 정부 예상보다 5년 앞당겨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보험료 인상 등 지출 부담에 대한 개선책 없이는 2050년까지 건보료 재정 악화는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보험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서 고령화 등 인구변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2020년에는 건강보험 적자가 19조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3월 건강보험에서 20조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시점을 2025년으로 예상했다. 고령화에 따라 부양비가 급증하고,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들어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속도가 정부 추정치보다 빠를 것으로 연구원은 예측했다.

건강보험 적자는 가파르게 늘어 2030년부터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건강보험의 수입은 건보료 116조원, 국고지원금 23조원, 기타수입 2조원 등 총 141조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출은 급여 247조원, 기타 2조원 등 249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해 적자만 108조원이다.

적자규모는 갈수록 큰 폭으로 늘어나 2035년 181조원, 2040년 272조원, 2045년 378조원, 2050년 486조원으로 추정된다. 결국 2060년에 이르러서는 69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계했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400조7000억원)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치매환자 등 일상생활을 혼자하기 어려운 노인이 가사활동 등에 필요한 요양급여를 받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 수도 2015년 32만1000명에서 2030년 84만1000명, 2050년 160만8000명, 2060년 169만9000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현행 노인장기요양 보험료율(6.55%)이 계속 유지된다면 요양보험 재정은 2020년부터는 1조원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2025년에는 3조원, 2040년에는 12조원, 2050년 5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사회보험제도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재정 상태의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