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악몽’… 시즌 첫 100패·3연속 꼴찌 현실화?

입력 2017-07-21 05:02

프로야구 kt 위즈의 부진이 심상찮다. kt는 올 시즌 초 반짝 호조를 보였으나 연패가 이어지면서 자칫 창단 후 첫 3년 연속 꼴찌·시즌 100패팀이라는 수모를 겪을 위기에 빠져있다. 세대교체가 실패하고 구단의 비전 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수렁 속에서 헤매는 형국이다.

프로야구 구단은 통상 창단 초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양질의 인력이 부족하고 경기 노하우도 기존 구단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kt처럼 창단 후 3년 연속 일관되게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팀은 없었다.

한국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꼴찌였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이듬해 ‘너구리’ 장명부의 맹활약으로 3위에 올랐다.

86년 1군에 참가한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는 첫해 꼴찌였지만 3년차였던 88년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가동되며 당시 최강팀 해태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정도였다.

2013년 창단, 2015년 1군 무대에 선을 보인 kt는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이에 kt는 두산 베어스를 준우승으로 이끈 김진욱 감독을 선임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kt는 창단 이후 처음 개막 3연전을 싹쓸이했고 지난 4월 9일 당시 7승 1패의 성적으로 단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돌풍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연패가 반복됐고 전반기 마감 직전 시즌 최다 8연패까지 당했다.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LG에 3연패하는 등 kt는 올 시즌 7번이나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20일 현재 9위 삼성에 7게임차로 벌어졌다. 후반기 대반전이 없는 한 3년 연속 꼴찌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57경기를 남긴 kt는 산술적으로 98패까지 가능하다. 페이스가 나빠지면 사상초유의 100패팀이 될 수도 있다. 역대 프로야구 최다 패배는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2년 롯데 자이언츠가 기록한 97패다.

야구계에서는 모기업의 구단 운영 철학 부재가 kt 부진의 주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kt보다 불과 2년 전 프로무대에 데뷔, 현재 신흥강자로 자리잡은 NC 다이노스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kt는 창단 이후 세 차례나 사장이 교체되면서 리더십이 흔들렸다. 반면 NC 다이노스는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이태일 사장 체제가 일관되게 이어지면서 현장과 프런트간 협업이 원활해 팀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

신생팀 답지 않게 신인 선수들의 성장이 더딘 점도 문제다. kt는 초반에는 신인선수에게 기회를 주다가도 팀 성적이 처지면 어김없이 노장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곤 한다. 그러다가 여름에 고참들의 체력이 떨어지면 마땅한 반전카드를 내놓지 못한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 흉작도 팀에 타격이 됐다. 시즌 초 반짝하던 라이언 피어밴드는 시즌 중반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고 외국인 선수 조니 모넬은 부진 끝에 퇴출됐다. 대체 선수인 멜 로하스 주니어도 20일 현재 타율 0.272 4홈런에 그치는 등 구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투수진에서는 믿을 만한 에이스가 없고 팀타율과 팀득점이 최하위일 정도로 타선도 허약하기 짝이 없다.

안치용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20일 “결과가 좋지 못하니 세대교체가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팀의 성적을 갉아먹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유한준, 박경수 등 베테랑들이 분위기를 이끌고 후배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NC 다이노스는 권희동의 홈런 두 방에 힘입어 한화 이글스를 7대 4로 제압하고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는 SK 와이번스를 14대 2로 대파했다.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