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KAI 경영진 소환조사 착수

입력 2017-07-20 18:56 수정 2017-07-20 21:22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KAI 핵심 경영진 소환조사에 돌입했다. 비리 몸통으로 지목되는 하성용(66·사진) 대표 조사는 다음 달 중순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0일 KAI 경영지원본부장 이모(57)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상무를 상대로 특정 협력업체 일감 몰아주기, 원가 부풀리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 KAI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해 추궁했다.

하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상무는 하 대표와 같은 대우중공업 출신으로 KAI에서 생산지원, 인사 등을 담당하고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검찰은 이 상무가 하 대표를 보좌하며 오랜 기간 KAI 경영 요직에 있었던 만큼 KAI 자금흐름 내역이나 협력업체 간 거래 과정 등을 소상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14일 KAI 본사 등을 압수수색할 때 이 상무 사무실과 자택을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상무는 2015년 초 비자금 조성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고발당한 전력도 있다.

검찰은 이 상무 조사를 시작으로 KAI 국내외 사업 자금 담당 국내사업본부장 이모(62) 전무, 구매본부장 공모(56) 상무 등 다른 주요 임원에 대한 조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검찰은 경영진 및 하청업체 임원 조사 등 기반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하 대표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하 대표는 검찰의 강제수사 돌입 엿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은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