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뿌리부터 개혁할 인물 필요”

입력 2017-07-21 00:02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실행위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회의를 열어 안건을 심의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차기 총무 인선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NCCK는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20여명 규모로 총무 인선위원회를 조직키로 결정했다. 인선위원은 9개 회원교단에서 각 2명씩 18명과 5개 회원연합기관 대표 중 2인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여성 2명과 청년 1명을 언권위원(의결권은 없지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위원)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총무 인선위원 중 여성과 청년을 합해 30% 이상 참여시키는 방안도 연구해 선거규정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인선위가 구성되면 10월 실행위원회까지 총무후보를 단수로 추천한다. NCCK는 11월 20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총무를 확정한다.

NCCK 총무는 관례상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순번대로 후보를 배출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예장통합에서 후보를 낼 차례다. 예장통합 교회연합사업위원회는 지난 6월 교단 사무총장을 지낸 이홍정 목사를 NCCK 총무 후보로 추천한다는 결정을 했다.

하지만 “3개 교단이 돌아가며 총무를 맡았던 것은 관례일 뿐, 법은 아닌 만큼 다른 회원교단들도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여론도 있어 후보들의 정확한 윤곽은 서류 신청이 마감돼야 드러날 전망이다.

NCCK가 총무 인선위원회 구성을 결정한 가운데 차기 총무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업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현장 활동가들은 차기 총무에게 NCCK를 한국사회와 교회에 희망을 주는 곳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장병기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는 “NCCK 차기 총무는 교권에서 벗어나 교인과 사회 속으로 NCCK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NCCK가 지켜온 정의와 인권, 평화 이슈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산해 나가고 공공성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총무에겐 NCCK를 뿌리부터 개혁해 새롭게 변모시킬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했던 원로들은 ‘세계교회와의 협력과 남북통일’에 방점을 찍으며 NCCK의 공공성 회복을 요청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를 지낸 안재웅 다솜이재단 이사장은 “차기 총무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회원교단과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 내고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서 “이 능력이 바탕이 돼야 국제 기독교계에서도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언행일치와 인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CCK 총무를 역임한 백도웅 목사는 “차기 총무는 국제 관계와 통일문제에 비전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면서 “문재인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식견이 중요하다”고 했다. 백 목사는 NCCK의 재정적자와 관련, “NCCK의 부채는 회원교단 전체가 나눠 져야 할 짐인 만큼 새 총무가 뽑히고 나면 회원교단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