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건설·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활황을 이어가던 제주지역 경제가 최근 중국의 방한 규제와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제주 출신으로 지역에서 부동산정책 전문가로 손꼽히는 양동수 건축사사무소 시선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활황으로 봄날을 이어가던 제주도 민간건설경기가 미분양주택이 증가하면서 ‘미분양 대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의 지적대로 지난 4월 말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제주도내 미분양주택이 914세대로 2014년 5월 이후 4년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양 대표는 “최근 미분양이 증가하는 것은 과잉공급 우려와 고분양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제주도 전역에 걸쳐 최고 정점에 이른 집값이 곧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미분양 증가에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제주 주택시장은 읍·면 단위의 교외지역과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집값을 내리는 것만이 침체된 건설·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양 대표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제주를 찾는 단체관광객이 줄고, 그로 인해 제주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제주의 성장동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갑갑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모색하는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꾸준한 만큼 건설·부동산시장이 이대로 침몰할 것이라고 속단하긴 이르다”고 전망했다. 제주가 지닌 매력이 큰 만큼 앞으로 성장가능성 또는 크다는 게 전문가로서 그의 전망이자 고향에 대한 그의 간절한 바람이다.
“한동안 난개발로 몸살을 앓았을 만큼 잠깐의 휴식기가 필요하다. 최근 제주 부동산시장이 공급과잉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침체된 것은 맞지만, 제주가 지닌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관광휴양도시로서 한 단계 성숙해가는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보는 게 바람직하다. 섣부른 투자나 과도한 개발보다는 제주가 지닌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제주도민 모두가 앞장섰으면 좋겠다.”
양병하 기자 md5945@kukinews.com
“제주 건설·부동산시장 침체의 늪… 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2017-07-23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