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예수향남교회는 ‘공간이 곧 메시지’라는 철학으로 세워진 교회다. 복음, 공동체, 다음세대라는 ‘키워드’를 교회 공간으로 구현했다는 얘기다.
정갑신(54) 목사는 “출석 성도의 상당수가 30∼40대인데 이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바로 복음이었다”며 “어떻게 잘 사느냐가 아니라, 왜 예수가 삶의 정답인지에 대한 강렬한 욕구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새로 교회를 신축하면서 바로 이러한 복음에 대한 성도들의 갈급함을 공간 곳곳에 구현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도들이 여유 있게 머물다 갈수 있는 공간,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공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교회는 2014년에 건축했다. 지난 18일 방문한 교회는 1만733만㎡(3247평) 부지에 4층 건물로 세워져 있었다. 연면적은 4297㎡(1300여평), 건물 앞 남은 땅은 주차장이었다. 교회 1층은 여러 교실로 이뤄져 있었다. 각 반별로 아이들 10여명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교회는 초·중·고 대안학교인 예수향남기독학교를 운영한다. 현재 학생은 80여명. 때문에 새 교회에 예배 공간과 교육 공간이 별도로 필요했다. 이를 위해 한 공간을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2층 대예배실 1300여석 이외의 1층과 3층 공간은 주일에는 소예배실, 평일에는 교실로 이용하고 있다. 4층은 주일 예배후 이용하는 180석 식당이다.
정 목사는 총신대학교와 서울대 사범대학원,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서울 서초동 창신교회에 부임했다. 그러나 개척에 대한 욕심 때문에 창신교회 담임을 사임하고 2009년 8월에 화성의 한 상가에 이 교회를 개척했다.
처음엔 10여 가정이 예배를 드렸지만, 1년 만에 600여명이 새로 등록했다. 인근에 새 아파트가 분양됐고 정 목사가 CBS ‘성서학당’에 출연해 주목도 받자 매일 성도가 더 늘었다. 상가의 교회는 150석 정도였다. 성도가 너무 많아 숨 쉴 공간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정 목사는 “임산부가 예배를 드리다 산소 부족으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목사와 성도들은 새로운 공간을 놓고 기도했다. 땅을 사서 예배당을 짓고 학교도 짓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 한 마음으로 토론하며 정한 것이 바로 ‘복음, 공동체,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이었다. 현재 성도는 아이들을 포함해 2000여명에 이른다.
정 목사는 새 교회를 봉헌하고 공동체성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성장하려고 새 예배당을 봉헌한 건 아니었어요. 성장이 아니라 공간적 자유, 여유를 찾고 싶었어요. 성도들이 자연을 보고 뛰어놀고 교회 주차장에서 캠핑도 합니다.” 교회는 대중교통이 없을 정도로 외지에 위치해있다.
또 근처에 다른 교회가 없으니 비교의식이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교회 근방 1㎞ 안에 다른 교회가 없다. 이전 상가 교회에선 주변 교회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했다. 교회는 내년 2월 교회 뒤편에 지금의 대안학교를 옮겨갈 교사와 체육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정 목사의 다음 목표는 이 공간을 깨뜨리는 것이다. 교회의 분립 개척은 ‘깨뜨려짐을 통한 생명 낳음’이라고 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리스도는 생명을 낳기 위해 자신을 깨뜨렸습니다. 우리도 깨뜨려 생명을 낳아야 합니다.”
화성=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시공 회사-지우종합건설(주) 한상업 대표
"교회는 100년 선교사역 내다보고 소신껏 지어야"
경기도 화성 예수향남교회는 2014년 지우종합건설㈜이 시공했다. 성도가 너무 많아 교회를 새로 건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한상업(58·사진) 대표는 지난 14일 경기도 안산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크게 성장하는 교회였는데 건축 후엔 성장을 넘어 성숙한 교회가 됐다"며 "그동안 여러 교회를 지었지만, 이 교회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지우종합건설은 2004년에 설립된 종합건설법인이다. 건설은 물론 주택사업을 시행, 시공할 수 있는 주택사업 자격과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을 개발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 자격을 갖고 있다. 처음 10년간은 매출이 5배 이상 뛰었다. 한 대표를 비롯해 선종호 기술사장, 권호행 전무이사 등 세 명의 임원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교회를 비롯해 관공서, 교육시설, 공동주택, 공장, 근린생활시설(상가건물) 등을 건축했다. 건설공사 계약에 따른 공사 외에 건축 시행을 병행하는 사업구조 덕분에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 한 대표는 "무리하게 한꺼번에 여러 교회를 시공하지 않고 한 교회 한 교회 최선을 다해 성전을 건축한다"면서 "회사의 재정적 여유가 이런 철학을 지탱하게 했다"고 했다.
교회 건축은 2008년부터 시작했다. 그동안 예수향남교회 외에 용인 기쁨의교회(정의호 목사), 수원 수성교회(김용국 목사), 화성 와우리교회(박만규 목사) 등 여러 곳을 지었다. 수성교회는 국민일보가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교회건축대상'에서 시공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에 수인중앙교회(김진 목사)를 준공했고, 현재는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평택제일감리교회(주청환 목사)를 시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자신은 사업가이기 전에 신앙인"이라고 강조했다. 안산 성광감리교회(현종남 목사) 권사인 그는 "이익은 일반 건축에서 얻고 교회건축은 사명감으로 하고 있다"며 "때문에 가끔 손해도 본다"고 했다. 2010년 1500석 교회를 건축할 때 교회측의 건축비 재정이 부족해 현금이 아닌 교회 소유 토지로 대신 받는 바람에 손해를 봤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그 후 남양주 퇴계원 고등학교, 광명시 소하동 어린이집, 하남시 신장고등학교 체육관, 대전동부경찰서 청사 신축 등 관급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은혜"라고 감사해 했다.
한 대표는 "하나님의 성전은 향후 선교사역 100년 이상을 바라보며 소신을 갖고 건축해야 한다"며 "이 시대에 하나님의 성호를 높이 든 기업으로서 기도와 구제, 선교의 마음으로 성전 건축에 임하는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을 마쳤다.
안산=글·사진 전병선 기자
“성전은 100년 선교사역 내다보고 소신껏 지어야”
입력 2017-07-21 00:02 수정 2017-08-02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