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노조 두 모습… ‘동반파업 우려’ 3사 vs ‘7년 무분규’ 쌍용

입력 2017-07-20 05:02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올해도 파업을 결의했다. 강행한다면 ‘6년 연속 파업’이다. 반면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무분규에 올해도 사측과의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태세여서 대조를 이룬다. 2009년 파업이 교훈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7년 만에 최저 생산 등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노조의 장기 파업까지 예고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7∼18일 찬반 투표로 쟁의행위를 결의해 파업 돌입을 위한 절차적 요건을 갖췄다. 현대차 노조는 13∼14일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결의안을 가결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쟁의 조정을 포기했기 때문에 두 노조는 각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만 하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파업으로 각각 24일, 23일간 공장이 가동되지 않았다. 생산 차질 규모는 사측 추산으로 현대차 14만2000대, 기아차 11만3000대 등 25만5000대에 이른다. 이는 두 회사의 지난해 생산량 323만6751대의 7.9%에 해당한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은 165만81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4606대(2.0%) 줄며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감소, 20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국내외 판매는 내수·수출 모두 감소하며 전년 동기보다 8.7% 줄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 12∼18일 해외법인장회의를 열고 전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등 실적 회복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 결의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 기류가 어느 때보다 높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이번 파업 찬성률은 재적 대비 각각 65.9%, 72.1%로 지난해 85.5%, 84.2%보다는 크게 낮아졌다. 이는 노조 내부에서도 경영 위기 등에 대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파업을 했던 한국지엠 노조도 최근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누적 순손실이 2조원에 이른데다 제임스 김 사장이 최근 사임해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노조는 현재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분규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해 주목을 받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직원과 경영진 모두 회사가 최악의 상황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로 최선을 다하며 회사가 잘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 협상도 잘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