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실한 직장인 동요 막아라”… 은행들, 모바일 신용대출 1억까지 올려

입력 2017-07-19 19:37 수정 2017-07-19 21:32

은행들이 핵심 고객층인 ‘견실 직장인’을 지키기 위해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일제히 올렸다. 지난 4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등장으로 주목받았던 직장인 신용대출의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모바일 편의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의도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S드림 신용대출’을 출시하면서 오프라인과 모바일 대출의 ‘한도 경계’를 없앴다. KB국민은행은 ‘WISE 직장인대출’ 등 신용대출 상품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억원으로 높였다. KEB하나은행 역시 ‘프리미엄 직장인론’ 한도를 1억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최근 모바일 브랜드 위비뱅크를 이용한 직장인 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직장인’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 1억원’이란 키워드가 공통점이다. 은행별로 ‘직장인’의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무원 사립교원 대기업 임직원이면서 신용등급 1∼2등급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매달 월급을 고스란히 통장으로 받는다. 주거래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카드도 만들며, 은행창구에서 보험을 드는 방카슈랑스도 한다. 은행으로서는 절대 놓쳐선 안 될 고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며 이 ‘견실 직장인’들이 동요했었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모바일 비대면으로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는 ‘직장인K신용대출’ 내놓아 주목받았다. 인터넷은행은 중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이 메인 상품이었는데, 뜻밖에 이 상품이 대표 선수로 부각됐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직장인K신용대출’은 출시 석 달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1일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지금은 중금리 대출 두 가지만 남아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을 개시할 예정이어서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더 근본적으론 자본 확충의 어려움이 있다.

시장 반응을 지켜보던 시중은행은 이를 감안해 기존 3000만∼5000만원 한도이던 직장인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올렸다. 인터넷은행이 중단한 상품을 우리는 손쉽게 한다는 자신감이다.

오는 27일 출범하는 제2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해외송금 수수료와 대출금리의 인하를 공언하고 있다. 다만 대출 한도는 소액에 그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앱을 잘 만드는 것도 좋겠지만, 은행업의 핵심은 조달에 무리가 없으면서 예금 금리는 높게, 대출 금리는 낮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을 의식한 금리 맞대응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