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걷는다, 복음통일 그날까지… ‘위두웍(We do walk)’ 국토종단기도회 청년들

입력 2017-07-20 00:04
국토종단기도회 위두웍 대원들이 18일 경기도 과천시 남태령 고개를 넘어 서울로 진입하고 있다. 위두웍은 지난 3일 여수·부산을 각각 출발해 파주 임진각까지 18박 19일 동안 500여㎞를 걷는다.
국토종단기도회 위두웍 대원인 김윤수(왼쪽) 허재녕씨가 물집 잡힌 발바닥을 치료받은 뒤 밝게 웃는 모습.
“통일한국 그날까지. 위두웍.”

18일 정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중앙공원. 승합차에 실려있던 파란색 배낭을 넘겨받은 위두웍 국토종단기도회 대원 30여명이 힘찬 외침과 함께 행군을 시작했다. 위두웍은 위 두 워크(We do walk·우리는 걷는다)를 빠르게 부른 말이다. ‘한반도를 걸으며 기도와 회개를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대원들은 ‘올바른 일을 하라’는 글귀가 쓰인 검은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구름이 태양을 가렸지만 기온은 30도를 오르내렸다. 오전에 내린 비가 습도를 더했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 걷느라 땀이 등줄기를 따라 줄줄 흘러내렸다. 한 대원이 선크림을 두 손 가득 부어 온 얼굴에 발랐다. 구름 낀 날씨에도 얼굴은 새카맣게 탄다. 힘든 행군이었지만 비를 맞아 꼬깃꼬깃해진 성경을 읽으며 걷는 대원도 있었다.

지난 3일 전남 여수와 부산에서 각각 출발한 대원들은 대전에서 합류해 수원을 거쳐 이곳 중앙공원까지 걸어왔다. 여수에선 500㎞, 부산에선 450㎞ 여정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잡념들이 사라져갔다. 1만보쯤 걸으면 삶의 걸음을 생각하게 된다.

대원들은 이날 오후 남태령 고개를 넘어 서울로 진입했다. 이하빈(17)군은 “서울에 도착해 익숙한 건물들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며 웃었다.

“복음한국 그날까지, 선교한국 그날까지.” 진행요원 김종열(25)씨가 소리쳤다. 선두에 있는 대원들이 성경을 읽거나 찬송을 부르면 후미의 대원들이 든 무전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내 마음을 가득 채운’ ‘나는 주의 친구’ 등 찬송가가 흘러나오자 손뼉을 치며 두 손 들어 몸을 흔들었다.

대원들은 이날 오후 5시쯤 숙소인 서울 관악구 시냇가푸른나무교회(신용백 목사)에 도착했다. 의료팀장으로 참여한 성신여대 간호학과 3학년 김희진(22)씨는 대원들의 물집 잡힌 발을 살펴보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비전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 교포인 이승빈(34)씨는 교회 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모처럼 여유를 즐겼다. 그는 2년 전 한국으로 와 파주 예일국제크리스천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그만두고 북한 사역을 준비하다 위두웍을 접했다. 그는 “발에는 물집이 생기고 발목도 삐어 아프지만 북한 사역이라는 비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하나님 십자가 아래 한반도가 통일되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오후 7시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이들은 19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다시 행군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에는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날아왔다. 땡볕 아래 노량진역을 거쳐 국회의사당 앞을 통과했다.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김윤수(30)씨는 “군대 행군도 이 정도는 아니다”며 “군대는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있지만 우리는 쉬지 않고 내리 걸으며 기도해왔다”고 말했다.

선두는 ‘죄송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오해시켰습니다’는 피켓을 든 김보민(28)씨가 맡았다. 그는 “크리스천으로서 마땅히 삶을 통해 예수님을 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한 오해만 준 것을 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시에 점심식사가 시작됐지만 김씨는 금식기도 순번이어서 점심을 먹지 않았다.

행군은 21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마무리된다. 앞으로 이틀간 50㎞를 더 걸어야 한다. 민족복음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간구하며 국토 종단에 나선 이들의 꿈은 북한 땅도 두 발로 걸어보는 것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위두웍은 올해로 7회째다.

글·사진=김동우 이현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