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극우성향 ‘영남 6070정당’ 프레임에 갇혀 있다”

입력 2017-07-19 05:02
김문수 자유한국당 대구수성갑 당협위원장이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대구·경북발전협의체 창립총회장에서 홍준표 대표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한국당은 실패한 기득권 세력’이라는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홍준표 대표가 주도하는 당 혁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엇을 지키고 개혁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홍 대표는 축사에서 “지금 국민이 보기에 한국당은 실패한 기득권 세력일 뿐”이라며 “보수는 ‘수구’ ‘웰빙’이라는 뫼비우스의 띠를 깨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당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는 홍 대표를 향한 쓴소리가 먼저 나왔다. 첫 발제자로 나선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대선에서 참패한 후보가 바로 당대표가 됐다. 국민이 과연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한국당이) 극우 성향의 ‘영남 6070정당’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젊은 세대와 수도권에서 외면 받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와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비난한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보수가) 탄핵을 부인하거나 좌파 색깔론, 음모론을 주장한다면 보수의 우경화, 극우화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은 대구·경북(TK) 민심을 향한 구애 경쟁에 나섰다. 한국당은 국회에서 대구·경북발전협의체 창립대회를 열었다. 홍 대표와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TK 지역 현역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홍 대표는 “TK는 산업화를 이뤄서 (대한민국이) 가난을 벗어나게 도와준 중심지”라고 치켜세웠다. 이철우 최고위원도 “지난 대선 때 사무총장을 하면서 우리 당은 TK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느꼈다”며 “한국당에 대한 내리사랑, 무한한 사랑,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이 잘못하면 끊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당은 매월 정례적으로 TK발전협의체를 열어 지역 현안과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바른정당도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1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TK 지역을 방문한다. 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도 동행한다. 이혜훈 대표는 청와대 오찬회동이 끝난 직후 합류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틀간 대구와 경북 영천, 안동, 칠곡, 구미 등 TK 각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