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의 22개월 리모델링 기간 동안 남산을 벗어나 새로운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입니다.”
안호상(58·사진) 국립극장장은 17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2017∼2018 레퍼토리시즌 발표 간담회를 열고 “내년 1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국립극장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특히 스태프나 예술단원 모두 다른 극장이나 예술단체와 작업하면서 많이 배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973년 개관한 국립극장은 당시 가부키 공연장인 일본 국립극장을 본떠 만들어져 왜색 논란에 시달렸다.
시야제한석이 많고 무대 위에서 현대적인 공연기법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노후화로 시작됐지만 이참에 아예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이 이뤄지게 됐다.
2019년 10월 개관 전까지 국립극장은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작품을 서울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명동예술극장 등 외부 공연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안 극장장은 “그동안 전통을 소재로 하되 동시대성을 지향한 국립극장 작품들이 대중과 미학적으로 소통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서양 공연예술 팬덤이 강한 예술의전당 등에서 한국 전통의 또 다른 가능성을 시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 6일부터 2018년 7월 8일까지 열리는 2017∼2018 시즌은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의 작품과 NT Live·마당놀이 등 총 44편으로 구성돼 있다.
개막작인 국립무용단의 ‘춘상’(정구호 연출) 등 신작 20편,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 등 레퍼토리 10편,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등 상설 14편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안 극장장은 “2018∼2019 시즌은 외부 공연장의 단순 대관을 넘어 지방 공연장 및 예술단과 공동 제작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립창극단이 싱가포르예술축제와 공동 제작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내년 5월 영국 브라이턴 페스티벌, 6월 런던국제연극제(LIFT)에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 무대에 오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안호상 국립극장장 “남산 벗어나 외부 공연장서 관객 만날 것”
입력 2017-07-17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