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첫 반응을 내놓았다. 비난으로 시작했지만, 대화를 위한 여지는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주 중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개인 논평을 통해 “(베를린 구상) 전반 내용들에 대결의 저의가 깔려 있으며, 평화와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은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 있다”고 혹평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는 다른 일련의 입장들이 담겨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또 “제2의 6·15 시대로 가는 노정에서 북과 남이 함께 떼어야 할 첫 발자국은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대북제재에는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자신들의 관심사이기도 한 군사회담에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가 군사회담을 제안할 경우 북한이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의 베를린 구상에 대한 첫 반응을 고려해 북한에 군사회담 제안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고, 국방부 관계자도 “통일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베를린 구상을 통해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이달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행위를 상호중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27일까지는 불과 열흘 남짓 남았다. 정부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10월 4일 추석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조만간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hschoi@kmib.co.kr
정부, 이번 주 北에 군사회담 제안 가능성
입력 2017-07-16 17:47 수정 2017-07-16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