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필즈상’ 이란 수학천재 유방암으로 요절

입력 2017-07-16 21:29
지난 15일 숨진 천재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카니(오른쪽)가 2014년 8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을 받은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이란 출신의 천재 여성 수학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가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유방암으로 요절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40세.

미르자카니는 2014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당시 기하학계의 난제 중 하나인 모듈라이 공간(moduli spaces)을 해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미르자카니는 17세 때인 1994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42점 만점에 41점을 받아 금메달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테헤란에서 수학 학사학위를 딴 뒤 미국으로 건너가 2004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스탠퍼드대 수학과 교수로 임용돼 연구에 매진하다 4년 전 유방암이 발견돼 투병해 왔다.

미르자카니는 이론수학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으며, 그의 연구 성과는 암호학이나 우주의 존재를 푸는 이론물리학에 활용됐다. 집에서 연구할 때 종이에 기하학적 그림을 그리고, 그 주변에 공식을 휘갈겨 써 미르자카니의 딸은 엄마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미르자카니의 어릴 적 꿈은 수학자가 아닌 작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