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400시대를 열었지만 ‘개미’(개인투자자)의 속은 편치 않다. 올해 줄줄이 손해만 보다 최근에야 수익을 냈지만, 수익률은 기관투자가·외국인투자자의 절반 수준이다. 코스피 투자자금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에만 쏠려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화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8일부터 13일까지 2개월간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이 4.4%라고 밝혔다. 외국인 수익률은 8.6%, 기관은 10.6%였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엔씨소프트다. 수익률이 -0.9%에 그쳤다. 대신 SK하이닉스에서 27.4%,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53.6% 수익률을 내 손해를 메웠다.
개미들이 돈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개인은 올해 들어 5월 4일까지 마이너스 수익률(-4.1%)을 기록했었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214.78포인트 올랐는데도 손실을 본 것이다. 이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에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타고 각각 17.7%, 17.6%의 수익률을 거뒀다.
또한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쏠림’은 더 심해졌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1.07%에 이른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 상승세는 지난해 하반기 기관들이 삼성전자를 시총 비중만큼 포트폴리오에 담으려 중대형 주식을 팔면서 주가가 떨어졌던 게 반등한 영향도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시장에서 추가로 더 커진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금도 일부 종목에 몰렸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37.05%인 반면 총 주식 수 비중은 16.36%에 그쳤다. 일부 대형주에 집중한 것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코스피 2400 시대, 속쓰린 개미… 수익률 기관·外人의 절반
입력 2017-07-1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