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할 예정이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이사회가 13일 노조원의 저지로 무산됐다. 한수원의 사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6명은 본사 11층 회의장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비상임이사들의 불참으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비상임이사 7명은 이날 2차례에 걸쳐 본사로 진입하려 했지만 본관 현관문을 넘지 못했다. 비상임이사들은 입구를 막아선 노조원들과 대화를 통해 진입하려 했지만 몸싸움 끝에 밀려났다.
조성희 한수원 이사회 의장은 “노조에서 (출입도) 못하게 하니까 난감하다. 오늘 의사회는 못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김병기 노조위원장은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 경우 물리적인 투쟁과 법적 투쟁으로 동시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수원 본사 주변은 하루 종일 긴장감이 돌았다. 본사 정문은 오전부터 폐쇄됐고, 경찰 10개 중대 1000여명과 한수원 경비인력 60여명이 배치됐다. 노조는 새벽부터 업무동 11층 앞을 점거하고 이사진들의 건물 출입을 막기 위해 출입구 13곳을 원천 봉쇄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본사 1층 로비에서 공사 중단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본사 정문에서는 울주군 서생면 주민 400여명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결사반대’ 등 건설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주민 일부는 한수원 사장을 면담하기 위해 본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경주=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 결정 예정 한수원 이사회, 노조 저지로 무산
입력 2017-07-13 18:25 수정 2017-07-13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