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는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는 단연 상반기 최고투수로 꼽힌다. 외국인투수 최다연승 기록(15연승)을 세운데다 막강타선의 도움으로 인해 헥터는 외국인투수 최다승까지 거머쥘 태세다. 그러면 이 같은 헥터의 행보는 역대 한국프로야구 특급용병 투수들과 비교할 때 어떤 수준일까.
헥터는 올 시즌 17경기 선발 등판해 14승 무패 평균자책점 3.16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10월 2일 kt 위즈전부터 15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 연승 기록이다. 또 116⅔이닝을 던지며 87탈삼진을 거둬 9이닝당 탈삼진 6.71개를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30, 피안타율은 0.280이다.
헥터의 스팩과 비교해볼 수 있는 외국인투수는 2016년의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 2014년의 앤디 밴헤켄(넥센 히어로즈), 2007년의 다니엘 리오스(두산) 등 3명이다.
니퍼트는 지난해 상반기 16경기에 등판 12승 2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고 벤헤켄은 2014년 상반기 20경기에 나와 13승 4패 3.33의 평균자책점을 보였다. 승과 자책점을 놓고 보면 헥터가 이들 둘에 비해 근소하게 앞선다.
수치로 놓고 볼 때 가장 뛰어난 용병투수는 리오스다. 리오스는 2007년 상반기 19경기에서 13승 3패로 헥터보다 1승이 적지만 평균자책점은 1.60으로 난공불락 수준이었다. WHIP는 0.96으로 헥터와 많은 차이가 난다.
재미있는 것은 헥터가 승과 평균자책점은 최고 수준에 속하지만 피안타나 상대타자 출루율은 이들 투수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9이닝당 탈삼진은 헥터가 6.71개로 니퍼트(8.34), 밴헤켄(7.73)에 크게 떨어진다. 단지 리오스(5.67)보다는 1개 이상 많다. WHIP 역시 리오스는 물론이고 니퍼트와 밴헤켄(각 1.28)보다 높으며 피안타율도 4투수 중 가장 높다.
이는 헥터의 투구방식이 다른 특급투수들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헥터는 삼진을 많이 잡기 위해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변화구 구사능력과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으로 맞춰 잡는 피칭을 잘 구사한다. 그래서 다소 안타를 많이 맞지만 대량실점은 적어 팀에 승리를 가져오곤 한다.
나머지 세 투수는 모두 본인들의 커리어 하이 시즌에 국내야구 최고투수의 자리에 올랐다. 니퍼트는 지난해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에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14연승의 이전 최고기록을 썼던 2014시즌 밴헤켄도 20승 6패 평균자책점 3.51을 남겨 역시 다승 1위에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도 거머쥐었다. 리오스는 2007년 22승 5패 평균자책점 2.07을 기록했다. 무려 234⅔이닝을 던지는 철완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다만 리오스는 2008년 일본프로야구(NPB)에서 금지약물파동에 휘말렸고 2007년 세운 자신의 기록에 대해 많은 팬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헥터는 리오스보다는 다소 뒤처지지만 니퍼트, 밴헤켄과 엇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팀분위기가 유지될 경우 헥터는 외국인투수 최다승(22승)을 넘어 25승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막판 기록을 위해 전력투구해 평균자책점과 WHIP를 개선할 경우 역대 최고외국인투수의 영예를 안을 수도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맞춰잡는 헥터, ‘용병 최다승’도 잡을까
입력 2017-07-1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