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종파 갈등에서 촉발된 카타르 봉쇄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카타르 정부가 장기전 태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자국 내 신선 유제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해외에서 홀스타인 품종 젖소를 수입했다. 수도 도하 북부에 사육 목장까지 마련한 카타르 정부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선적된 젖소 165두가 이날 도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향후 독일과 호주, 미국 등지에서 젖소 4000두를 추가로 수입할 계획이다.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아랍권 국가들로부터 봉쇄당한 이후 터키에서 유제품을 비롯한 물품들을 공급받아 왔다. 터키 경제부 집계에 따르면 터키는 카타르 봉쇄 사태 이후 1500만 달러(약 170억4000만원) 상당의 생필품 1만5000t을 카타르에 수출했다.
한편 봉쇄 사태를 풀려고 현지로 급파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외교적 노력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회사 엑손모빌 경영자 출신으로 탄탄한 ‘중동 인맥’을 자랑하던 틸러슨 장관이 당사국들을 돌며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카타르와 단교한 아랍 국가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틸러슨은 전날 카타르에서 대테러 관련 협약을 체결한 뒤 이를 협상 카드로 내밀었지만, 다음 날 아랍권 4개국은 “협약은 충분치 않다”고 미국의 중재 제안을 일축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카타르, 젖소 수입 고립 장기화 대비
입력 2017-07-13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