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족 “기술직보다 사무·영업직 좋아”

입력 2017-07-13 18:44 수정 2017-07-13 21:11
‘공시족’(공무원·공공기관 시험준비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직무에 따른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기술직보다 누구나 지원이 가능한 사무·영업직으로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33명을 채용한 올 상반기 공채에 무려 4111명의 지원자가 몰렸었다고 13일 밝혔다. 경쟁률은 124.6대 1이나 됐다. 최근 일반 기업보다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취업을 선호하는 흐름이 반영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직무에 따른 경쟁률 편차가 컸다. 마사회의 경우 사무·영업직 19명을 뽑는데 3005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이 158.2대 1로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시설·전산·축산·수의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기술직은 12명 채용에 1092명이 지원해 9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실시된 7급 공무원 공채도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 전체 경쟁률은 66.2대 1이지만 모집 직군별로 행정직군은 562명 선발에 4만941명이 지원해 72.8대 1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직군 경쟁률은 44.2대 1(168명 선발에 7420명 지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심각해지는 청년취업난과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사무·영업직의 경우 부처나 기관에 관계없이 일반행정·회계·법무 등으로 직무가 비교적 통일돼 있다. 이와 달리 기술직의 경우 부처·기관 특성에 따라 직무가 다양하고 갖춰야 할 지식도 전문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윤상호 박사는 “사무·영업직은 한번 공부해두면 다른 기관에도 응시해볼 기회가 있지만 기술직은 응시 기회가 더 적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