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기사 10명 중 1명꼴로 ‘낮 졸림증’에 시달리고 있어 졸음운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는 지난 3∼4월 경기도 버스 운전기사 304명을 조사한 결과 13.2%(40명)가 낮 졸림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낮 졸림증은 낮에도 잠에 취한 것처럼 완전히 깨어 있을 수 없으며 방향 감각이나 운동조절 기능이 떨어져 각종 사고 위험을 높인다.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는 불면증을 호소한 운전기사는 40.1%(122명)나 됐다. 이 가운데 중증 불면증을 겪는 운전기사도 전체의 10.2%(31명)에 달했다. 또 27.6%(84명)는 수면무호흡증 고위험군에 해당됐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면서 일순간 호흡이 멎는 질환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다음 날 낮 졸림증의 원인이 된다.
중증 이상의 불면증을 가진 운전기사는 불면증 없는 운전기사보다 낮 졸림증 발생 위험도가 6.2배 증가했다.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는 운전기사의 경우 낮 졸림증 발생 위험은 3.9배 높았다. 운전기사의 68.4%(208명)는 ‘평소 수면의 질이 불량한 것으로 느낀다’고 답해 근무여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서는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운수 종사자의 수면장애 개선을 위해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관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버스 운전기사 10명 중 1명 ‘낮 졸림증’
입력 2017-07-13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