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의 ‘추미애 패싱’… 국민의당과 갈등 직접 해결

입력 2017-07-13 18:25
김지훈 기자

청와대가 13일 직접 국민의당과의 갈등 상황 해결에 나서면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립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당 지도부는 사전 조율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추미애 패싱’(주요 현안에서 추 대표가 제외되는 현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협상 데드라인’을 목전에 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대리 유감표명’이라는 절충안을 도출해냈다. 추 대표가 지난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머리 자르기’ 발언에서 시작된 여야청 대치 상황을 청와대와 국민의당이 직접 해결한 셈이다. 국민의당 전·현직 지도부는 청와대 대리 유감표명을 근거로 추 대표의 정치력 부재를 집중 비판했다.

청와대가 국회 정상화 과정에서 추 대표를 배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추 대표 측은 “충분히 상의했다”고 반박했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오전 중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이 전화로 현재 상황과 청와대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추 대표가 양해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추 대표의 완고한 입장이 여당의 입지를 축소시켰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추 대표 발언 때문에 생긴 갈등을 청와대가 대신 사과한다는 것은 청와대가 앞으로 추 대표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추 대표가 당대표로서의 권한과 위신, 책임을 스스로 격하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도 “이렇게 되면 앞으로 야당, 특히 국민의당이 청와대와 직접 딜을 할 텐데 추 대표가 ‘추미애 패싱’을 자초한 것 같다”며 “초선 의원 사이에 ‘연판장이라도 돌려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