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5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 350m 지점까지 4위로 처져 있던 18세 소년이 마지막 50m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갔다. 당시 세계 최강 그랜트 해켓(호주)과 오사마 멜룰리(튀니지), 유리 프리루코프(러시아)를 제친 소년은 3분44초3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마린보이’ 박태환(28·사진)이 10년 전 연출한 대역전극이다. 박태환은 다시 한 번 이 대회를 통해 수영 정상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14일부터 30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제17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세계선수권대회에 3차례 출전한 박태환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6년 만에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박태환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박태환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1분44초80)와 400m(3분41초53) 한국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박태환이 올해 주종목인 400m에서 세운 최고 기록은 3분44초38이다.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남자 자유형 400m의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은 중국의 쑨양(3분42초16)이 가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마지막 전지 훈련지인 이탈리아 로마로 떠난 박태환은 컨디션 조율을 위해 출전한 세테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자유형 400m(3분44초54)와 200m(1분46초89)에서 우승했다.
특히 400m 막판 스퍼트가 돋보였다. 400m 구간별 기록을 보면 첫 50m 구간이 26초23으로 가장 빨랐고, 250∼300m 구간이 28초82, 300∼350m 구간이 27초85였다. 그런데 마지막 350∼400m구간 기록은 26초81이었다. 수영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국제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박태환의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은 23일, 200m 결선은 25일 펼쳐진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박태환, 6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 출격… 10년 전 ‘대역전극’ 재현 꿈꾼다
입력 2017-07-13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