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실업 핸드볼 SK 슈가글라이더즈와 서울시청의 2017 챔피언결정전(3전2승제)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1차전부터 3차전(30대 29 SK 승, 27대 26 서울시청 승, 31대 30 SK 승)까지 모두 1점 차로 승부가 갈렸다. SK는 3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SK는 1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신승했다. 2012년 2월 창단한 SK는 처음으로 챔피언에 등극했으며,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의 기쁨도 안았다.
SK는 3차전에서 강경택 감독 없이 경기를 치렀다. 강 감독은 1차전을 하루 앞둔 7일 스웨덴 심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나 인사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대한핸드볼협회로부터 3차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감독대행을 맡은 이기호 코치는 경기 전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주인공이니까 동요하지 말고 경기를 즐겨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SK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속공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전·후반 60분 동안 27대 27로 비긴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는 연장 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갈렸다. SK의 에이스 김온아는 7m 페널티 드로우에 이어 필드골을 터뜨려 팀에 31-29 리드를 안겼다. 서울시청은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1골을 만회했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온아는 “정규리그 우승과 통합우승의 꿈을 이뤄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강 감독님의 부재로) 선수들이 동요한 건 사실이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코칭스태프의 독려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선 두산이 9골을 몰아친 윤시열의 활약을 앞세워 24대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21대 22로 패했던 두산은 합계에서 앞서 리그 3연패 및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SK, 서울시청 꺾고 창단 6년 만에 첫 우승
입력 2017-07-12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