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선 목사 “선교사들이 꾸민 일”… 한경훈 선교사 “공문 위조 관여 안해”

입력 2017-07-13 00:00
이광선 목사
아프리카 콩고 자유대학 사유화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7월 3일자 26면 참조). 자유대학 이사장 이광선(사진) 목사는 “오히려 내가 선교사들의 사유화 시도에 따른 피해자”라고 반론을 펴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사칭과 공문서 위조 의혹 등도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선교사는 이 목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문제의 핵심은 공교회성 존중 여부에 있는데 이 목사가 절차적·법적 정당성만 강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총회장·교단 사칭했나

이 목사는 2014년 대학 이름을 변경할 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이광선’ 명의로 동생 이광수 자유대학 총장에게 보낸 공문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당시 대학 부총장이던 한경훈 선교사가 포토샵을 이용해 서명을 위조했으며 나는 서명을 한 일도, 공문을 본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선교사는 “이 총장이 한교회 J장로를 통해 보내온 공문을 출력해 콩고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목사는 자유대학의 최고의결기구로 정관에 기록돼 있는 PCK에 대해서도 “예장통합이 아니라 ‘한국장로교회’의 약칭”이라며 “예장통합을 사칭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 선교사는 “2007년 개정된 자유대학의 한국어 정관에는 PCK가 예장통합으로 번역돼 있다”면서 “당시 정관 개정을 주도한 이광선 목사 형제도 PCK를 예장통합으로 이해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목사가 말한 ‘한국장로교회’는 올해 초 콩고에 있던 한국인 선교사들이 PCK 대표가 왜 이 목사냐고 문제제기를 한 뒤 갑자기 등장한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의혹 해소를 위해서는 총회 차원에서 엄정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핵심은 선교자산의 공교회성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절차적 위법성 여부보다 사유화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다. 이 목사는 자신이 이사장을 맡은 것에 대해 “2002년 대학 설립 초기 대학운영위원회의 이사장이던 이 총장과 의장이던 곽군용 부총장이 이사장을 맡아달라고 권면 추대해 수락한 것으로 사유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사장 선임 과정이 현지의 법률과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운영진이 임의로 이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자유대학은 한국교회의 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 목사도 수차례 “자유대학은 한교회만 후원한 것이 아니라 한국 장로교회들의 연합의 산물”이라고 밝혀왔다. 예장통합은 또 원칙적으로 선교지 재산은 총회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나 후원교회의 뜻은 묻지도 않고 현지 법률과 규정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이사장과 총장 등을 선임하는 것은 공교회성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

예장통합 총회 관계자는 “총회장까지 지낸 교단의 어른이 불미스러운 의혹에 휩싸여 안타깝다”면서 “총회의 공적 자산으로 자유대학을 환원하면 실추된 명예도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장통합은 조만간 자유대학 관련 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예정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