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IQOS)가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해 흡연을 조장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아이코스는 편의점 등을 통해 ‘아이코스를 특별한 가격으로 만나보세요’라며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식 사이트에서 쿠폰을 받으면 10만원이 넘는 아이코스를 10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코스의 할인정책은 흡연을 조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쿠키뉴스가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편의점을 가본 결과 많은 흡연자들이 할인 이벤트에 큰 관심을 보였고, 편의점의 성실한 설명에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상황도 목격할 수 있었다. 금연을 하기 힘든 흡연자들이 몸에 덜 해롭다고 홍보하는 아이코스에 관심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할인이벤트는 흡연자를 확보하기 위한 꼼수이자 금연정책을 무력화 하는 시도인 것이다.
2014년 정부는 ‘범정부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성인남성흡연율을 29% 수준으로 낮추겠다며, 가격정책과 비가격정책을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가격정책의 대표적인 것이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및 소매점 내 담배 광고금지 등 포괄적 광고를 금지였다. 특히 담배광고 금지와 관련해 홍보·판촉 목적의 담배광고 금지 등 담배에 대한 포괄적 광고 및 후원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비가격 정책 집중을 강화하겠다며 2016년 5월에도 다시 한번 발표됐다. 당시에도 복지부는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학교절대정화구역 내 소매점 담배광고를 금지하고, 향후 범위의 단계적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담배판촉에 대한 포괄적 금지규정을 마련해 온·오프라인 등에서 우회적인 담배제품 판촉도 규제하고, 직접 광고가 아닌 금전 보상을 받는 블로그 홍보, 경품제공 등 우회적인 담배 판촉에 대한 규제도 포괄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예를 든 판촉행위로는 ▶금전 등 보상을 받고 개인 블로그에 담배제품 이용 후기 게시 ▶담배구매시 선물 제공, 할인, 교환쿠폰 제공 등 인센티브를 주는 행위 ▶담배판촉을 목적의 리모델링, 차양, 햇볕가리개 등 편의 시설 등을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아이코스의 경우 직접적으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쟁점은 아이코스가 담배인가 하는 문제이다. 사실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는 기계이지 담배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코스를 전자담배로 인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을 보면 ‘신개념 전자담배 IQOS 사용기’ ‘아이코스 전자담배 팝니다’라는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대다수가 아이코스를 담배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이코스의 기능이 담배를 피우는데 사용된다는 점에서 담배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IQOS)를 출시하면서 담배 연기가 없는 히팅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즉 담배를 피우는데 사용하는 기기라는 것이다.
아이코스의 가장 큰 문제는 흡연자에게 ‘해롭지 않은 담배’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 편의점을 통한 대대적인 할인이벤트로 청소년의 담배 접근성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고 있어 현재 보건당국이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장영진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사회복지사무관은 “현재 그러한 판촉 할인행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기가 담배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는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해 진행되고 있어 현행법상 규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우선 여가부와 전광판 광고에 대해 규제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또 판촉행위에 대한 규제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입법도 준비 중”이라며 밝혔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금연정책 허점 노리는 ‘아이코스’ 할인 이벤트
입력 2017-07-16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