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주재 외교관 한국 20대 女직원 성폭행 의혹

입력 2017-07-12 21:49 수정 2017-07-14 17:26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 중인 외교관이 한국 여성 행정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외교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외교관 A씨는 직원 B씨와 와인 3병을 함께 마신 뒤 B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본인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튿날 새벽 깨어나 성폭력상담센터에 신고한 뒤 현지 병원에서 성폭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 모친이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이 사실을 처음 신고했다. B씨는 11일 귀국해 외교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았다.

외무고시 출신인 A씨는 B씨가 업무상 도움을 준 데 대한 감사 인사차 주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현지 대사관 측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다시 혐의를 부인하는 등 주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A씨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부한 상태다. A씨는 12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13일 오전 외교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A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건 당시 휴가 중이던 김문환 주에티오피아 대사는 일정을 앞당겨 공관으로 복귀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칠레 등 재외공관 주재 외교관의 성추문이 잇따라 발생하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감사관실에 감찰담당과를 신설해 복무 기강을 다잡는 방안을 추진하던 중 또다시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관실 가용 인력이 8∼9명밖에 안 돼 1년에 5차례 정기 감찰을 나가는 것조차 버거운 형편이라는 게 외교부 주장이다.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