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이 다시 10%대로 뛰어올랐다. 6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구직을 단념했거나 장기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청년체감실업률은 23%대까지 치솟았다.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경기 회복 흐름이 강해지고 있는데도, ‘일자리 훈풍’은 불지 않는 모습이다. 수출 대기업, 일부 제조업에 돌고 있는 온기가 고용 창출도 높은 내수·서비스업 등으로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6만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30만1000명 늘었다. 2월 37만1000명, 3월 46만6000명, 4월 42만4000명, 5월 37만5000명 등 매월 37만명 이상 늘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업자 수는 106만9000명으로 전월(100만3000명)보다 6만6000명 증가했다. 올해 1월 이후 6개월째 100만명 규모다.
청년층 일자리 사정은 더 나쁘다. 지난달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10.5%로, 6월 기준으로 1999년 6월(11.3%) 이후 가장 높았다. 구직이 너무 힘들어 포기 단계에 들어선 구직단념자나 장기 취업준비생 등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1.8% 포인트나 뛰어 23.4%를 기록했다. 청년 10명 중 2명은 사실상 실업자라는 얘기다.
이 같은 일자리 상황은 최근 계속되는 수출 호조, 투자 개선, 증시 호황 등의 지표와 상충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13.7%나 증가하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데 취업자는 오히려 줄고, 청년 실업은 더 악화되는 모순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 ‘대기업’에 있다.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의 성장은 국내 일자리를 늘리는 데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 자동화된 제조업 역시 과거와 달리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고용유발계수)가 떨어진다. 경기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파급효과가 내수·서비스업으로 퍼지지 않으면 일자리 상황은 나아지기 어렵다.
지난달 업종별 고용상황을 보면 제조업 고용이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음에도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폭을 줄였다. 내수 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되면서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201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도·소매업도 취업자 증가폭이 5만2000명에서 8000명으로 크게 축소됐다. 과당경쟁 때문에 자영업자 증가폭이 지난 2월 21만3000명에서 지난달 4만1000명으로 낮아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비스업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고용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청년실업도 더 심해지는 모습”이라며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적극적 거시정책과 맞춤형 지원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실업난 해소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경기는 회복세라는데 ‘일자리 훈풍’ 왜 안부나…대기업 ‘온기’ 확산 미미
입력 2017-07-1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