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여당이 나서서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영무(국방부) 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선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는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로 5부 요인을 초청해 한·미 정상회담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 등을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나 국회, 여야가 협치의 본질에 대해 한번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정부·여당이 더 큰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에 비가 와서 해갈이 됐기에 국민들 마음이 좋아지셨지만, 사실 정치를 보면 다시 타들어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으로서 지금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 문 대통령과 중요한 분들이 함께하고 있으니 앞으로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방문 기간) 워낙 많은 일이 있어 엄청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국내에 들어오니까 국회나 정치상황이 딱 그대로 멈춰 있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조금 다행스러운 것은 세계 경기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며 “세계 경제성장률이 재작년 3.1%, 작년 3.5%, 금년 3.6%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성장의 흐름을 살리기 위해 각국이 최대한 노력해야 된다. 추경만 통과된다면 우리도 잘하면 (경제성장률이) 3%를 넘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스타일 등 정상회담 뒷얘기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는 정 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정세균 “정부·여당이 나서서 국회 원만하게 돌아가게 해야”
입력 2017-07-12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