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우리교회-검도로 하루 여는 서울 동숭교회] “목사·교인 소통하며 건강도 지킵니다”

입력 2017-07-13 00:03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동숭교회 검도부원들이 검도 강습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동숭교회 제공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동숭교회(서정오 목사) 지하 2층에는 검도장이 있다. 사범은 서병윤 8단 범사다. 동숭교회 교인들뿐 아니라 타 교회 성도와 초교파 목회자들, 주변 직장인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났다. 매주 화·목·토요일 오전 7시에 하는 검도 수련에는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검도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교회에 검도 애호가들이 많다 보니 부교역자를 청빙할 때도 검도를 배울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수다. “건강을 위해 부교역자를 청빙할 때 검도 강습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사실 약속을 받고 있죠. 교회를 떠난 목사님 중엔 검도 초단들도 많으시고 2단도 있으십니다. 제 아내도 초단입니다. 저요? 전 8월에 4단 심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서정오 목사의 이야기다.

서 목사가 검도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10년 전 찾아온 건강문제였다. 서 목사는 2007년 어느 주일에 설교를 하다 어지러움을 느끼며 힘들게 설교를 마쳤다. 예배에 참석했던 내과의사가 달려와 진찰을 했고 당장 건강검진을 받게 했다. 비만과 운동부족, 스트레스로 온몸에 문제가 생긴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다. 위기였다.

때마침 당시 집사였던 건축가 승효상 장로가 회사에 검도장을 만들었다고 해 서둘러 등록했다. 그러고는 일주일에 세 차례 검도장에 나가기 시작했고 건강은 빠르게 회복됐다. 검도의 효과를 체험한 서 목사는 교인들과 ‘좋은 운동’을 함께하고 싶어 교회에 검도장을 만든 뒤 서 8단을 사범으로 초빙했다.

교인들도 환영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교회 구성원들 간 원활한 소통에도 도움이 됐다. 서 목사는 검도 예찬론자가 됐다. 그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으로 검도만 한 게 없다”면서 “검도는 목사와 교인들 모두에게 잘 맞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 교회 검도장에 등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교회 사무실에 와서 등록하고 매달 3만원의 강습료를 내면 된다. 초보자들은 도복과 죽도만 장만하면 된다. 호구는 강습 후 7∼8개월 동안 쓸 일이 없어 처음부터 구입할 필요가 없다. 서 목사는 “일단 와보시라”며 예비 검도인들을 교회로 초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