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이 열린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관중석에서 조안나 콘타(26·영국)와 시모나 할레프(26·루마니아)의 대결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한 여성이 있었다. 그는 1977년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한 버지니아 웨이드(72·영국)였다. 웨이드는 콘타가 2대 1(6-7 7-6 6-4)로 역전승을 거두자 환하게 웃으며 큰 박수를 보냈다.
콘타는 웨이드가 78년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무려 39년 만에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영국 선수가 됐다. 영국 여자 테니스는 웨이드가 윔블던을 제패한 이후 40년간 윔블던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콘타가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윔블던에서는 2회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콘타는 경기 후 “홈코트에서, 또 많은 관중 앞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라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응원소리에 소름이 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명이었던 콘타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탠포드 클래식에서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해 1월 호주 시드니 인터내셔널과 4월 미국 마이애미 오픈에서 잇따라 정상에 오르며 ‘영국 여자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콘타가 준결승전에서 만날 상대는 37세의 베테랑인 미국의 비너스 윌리엄스다. 윌리엄스는 앞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올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옐레나 오스타펜코(20)를 2대 0(6-3 7-5)으로 제압했다. 이 대회에서만 5번 우승한 윌리엄스는 지난해에도 4강에 진출했다.
콘타와 윌리엄스의 상대 전적은 콘타가 3승2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최근 이들이 맞붙은 경기는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16강전으로 콘타는 1대 2로 패했다. 둘의 4강전은 13일 오후 9시에 열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콘타, 윔블던 4강 스매싱… 영국 女테니스 39년 만에 쾌거
입력 2017-07-12 18:19